밥보다 믿음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2-15     조회 : 264  



* 밥보다 믿음 *

 책이 쌓여가고 있다. 어떻게 분류하여 정리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신학생 때부터 돈을 아껴가며 책을 산다. 수 천권 책이 하루아침에 불쏘시개가 되 다 타버린 적도 있었다. 하지만 다시 책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한 권 한 권 쌓일 때 마다 흐뭇했다.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불렀다. 여전히 배가 부릅니다. 영화 한편 보는 것보다 서점에 가서 책 제목을 읽는 것이 더 재미있다.

 정호승 시인은 당시에 커피한잔 값과 유부국수 한 그릇 값이 같았는데, 늘 배고픈 자취생으로서는 당연히 유부국수를 사먹어야 하는데 커피를 사먹었다. 커피 맛을 알아서가 아니라 그저 싫은 기색을 하지 않는 다방에 앉아 하루종일 시를 쓰는 일이 좋았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꽃 한 송이가 밥 한 그릇보다 더 소중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정호승 시인의 말에 동감한다. 물론 꽃이 중요한 만큼 밥도 중요하다. 그러나 항상 밥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항상 꽃이 중요한 것도 아니다. 문제는 항상 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오늘을 살고 있다는 데에 있다.

 우리의 모습도 그렇다. 사람들이 먹고 살기 힘들다고 말한다. 삶의 모든 것을 밥과 연결 짓는다. 밥의 절대성 때문에 삶의 미학을 잊고 기쁨을 누리지 못한다. 예수님은 사람이 떡으로만 살 수 없다고 했다. 밥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믿음이 있다. 믿음은 밥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삶의 포만감을 느끼게 해준다. 힘들다고 밥 먹는 일에만 치중하다보면 진짜 중요한 것을 잊고 살 수 있다. 지금이라도 밥의 절대적 필요성에만 매달리지 말고 믿음 속으로 들어와야 한다. 그곳에 밥도 있다. 부족한 밥으로 인해 허기진 몸과 마음을 믿음으로 채워보자. 지금은 밥 한 그릇보다 믿음이 더 중요한 시기이다.

 오호라 너희 모든 목마른 자들아 물로 나아오라 돈 없는 자도 오라 너희는 와서 사 먹되 돈 없이, 값 없이 와서 포도주와 젖을 사라. 너희가 어찌하여 양식이 아닌 것을 위하여 은을 달아 주며 배부르게 하지 못할 것을 위하여 수고하느냐 내게 듣고 들을지어다 그리하면 너희가 좋은 것을 먹을 것이며 너희 자신들이 기름진 것으로 즐거움을 얻으리라. (이사야 551-2)”